즐거운 나날 :)/주말에뭐하지

[경주여행] 경주박물관에서 만난 나무주사위.

발큰신데렐라 2013. 8. 19. 13:43

찌는 듯한 무더위. 37와 38도를 오르내리는 이 여름에, 날이 너무 더워 여름방학 개학도 미뤄지는 이 와중에 떠난 여름 휴가 받아 떠는 경주 여행.. 그 무더위와 개고생...속으로 고고.

 

대체 왜 경주야?

가장 큰 이유는 한번도 안가봐서. 한번쯤은 가고싶어서. 그냥. 미실언니가 보고싶어서.

초등학교 수학여행을 선배언니들은 경주로 갔더랫다. 하지만 그해 터진 IMF로 우리의 수학여행은 서울 63빌딩 견학으로 대폭 수정되었더랬지. 지금 우리 자라나는 새싹들은 IMF를 교과서에서 봤겠지만, 아직 어린 초딩 시절에도 나라가 망하겠구나.. 하는 불안감. 이름만으로도 너무 무서운 그 IMF가. 이날 이때껏 나를 경주와 마주치는 일이 없게 만들었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나 당시엔 초등학교 수학여행은 경주, 중학교는 설악산, 고등학교는 제주도..가 일반적이었다.)

어찌어찌 세월이 흘러 고등학생이 되고, 대학생이 되고, 시간이 더 흘러 직장인이 된 어느날. 여름 휴가는 받았지만 딱히 할일도 없고 덥기도 더워 퍼져있다가, 아주 쌩뚱맞게 티브이 속에 여왕의 교실의 고현정님이 미실로 보이자 나도 모르게 경주가 가고싶어졌다. 왠지 경주에 가면 미실언니가 꿈에 나와 놀아줄거 같아서...

 

그래서 별다른 계획없이 책 한권 들고 떠난 경주여행.

 

 

아참. 참고로 차타고 갔음.

봄,가을 이라면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자전거 여행을 했겠지만. 서두에 언급했듯 미친듯이 더웠음. 차타고 다닐거 아님 여름 경주여행은.. 글쎄... 한번 가봐요.

어쨋든. 톨게이트도 멋지고 하늘도 멋지고, 드디어 내가 신라의 도시에 왔구나. 란 생각에 두근두근.

 

 

 

 

경주 여행의 첫 계획은 첫날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을 고려하여 시내권 탐방. 하지만 도착시간이 딱 점심시간이기도 햇고.. 원래 여행의 즐거움은 외지 음식을 먹는 즐거움이니. 이를 위해 네이버를 찾고 다음을 뒤져 찾아낸 경주 대표음식. 그 첫번째 한우떡갈비. (근데, 경주 대표 음식이 떡갈비인가요?)

 외관은 이럼. 깔끔하고 시원하고. 깨끗함.(주차장이 넓어 주차가 편하다는 장점)

떡갈비 정식. 10,000원. 한방재료를 썻다고 하는 플랜카드에 걸맞게 떡갈비는 고기 잡내 나지 않고 적당히 간도 배어잇어서 괜찮았는데. 다른 반찬은 soso.. 하지만 여행지 첫 음식치고(가격 등) 괜찮았음.

사실 여행하면 먹는게 가장 중요한데, 계획없이 떠나와 무작정 유명한 음식 먹으려 하면 네이버와 다음을 찾게되고 그럼 낚시성 홍보글에 낚여 망하는게 일상 다반사인데.. 요긴 전체적으로 중간이상은 된듯.

(가는길은..네비에게 무진장을 물어보세요. 길안내를 해줍니다.)

 

그리고 바로 도착한 곳이.

경주 박물관.

1시에서 2시경엔 미친듯이 찌는 폭염이 계속되고 있어 피서겸. 앞으로 둘러볼 경주에 대해 알아볼겸 겸사겸사 첫 방문지로 결정.

(tip 현재 본관 공사중으로 입장은 무료. 전시품은 별관에서 관람 가능, 주차도 무료, 입장도 무료.)

 국립경주박물관.

 내리쬐는 햇볕이 몸둘바를 몰랏으나, 입구로 걸어가는 길에 바로 보이는 선덕대왕신종(에밀레종)이 더위를 잊을 만큼.... 교과서에서 자주 보던 그 종인지라 당연 구경하고 가야지...란 마음으로 마지못해 멈춰섰으나, 못해도 천년 넘은 세월을 지나온 종이 지닌 웅장함이란.

아이를 쇳물에 같이 부어 만든 종으로 종이 울릴때마다 아이 울음소리 같다 하여 에밀레종이라고도 불린다는 전설이 있으나... 사실과 다르다고, 다만 종을 만들때 소리가 잘 나지 않았고 그로인해 만들때 들어간 정성이 커 그런 전설이 구전되었으리란 설이 있음.

그리고 바로보이는 경주박물관(바로 여기가 휴관..전시품은 관람가능 함)

 불국사에 있는 석가탑과 다보탑 모형을 지나

 전시품을 관람하고, 잠시 앉아 하늘을 보니 어쩜 이리 쾌청한지.

경주 박물관 내부는 사진촬영이 가능하다고 하나(플래쉬는 금지) 눈으로 마음으로만 남기고, 오전 여행 마무리. 박물관은 직접 보는것을 추천. 아이와 성인 모두에게 신라의 아름다움과 여유에 흠뻑 반하게 될듯하니 여행에 앞서 꼭 들러 보길 강추.

 

박물관 관람을 하다보면 신라는 유독 금과..유흥을 사랑한 나라가 아니었나 싶을 정도로 금장식품이 많고, 유명한 금관외에도 다양한 금귀걸이며 목걸이며 장식품들이 어쩜 그리 아름답고 다양한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500여년이 더 흐른뒤 조선은 성리학의 나라로 민본적이고 검약한 경제생활을 추구 한나라이니 시대에 따라 다른 가치관과 삶을 극단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아 재미있었다.

(대표적으로 안압지에서 발견된 나무 주사위로 주연에 쓰인 놀이기구란다. 전체 14면으로 '술 석잔 한번에 마시기','노래하고 스스로마시기' 등등 통일신라시대의 왕실 풍류가 요세 보다 앞서나간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