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의 존재를 모르고 영화를 볼걸 그랬다. 영화 예고를 보고 흥미가 생겨 찾아본게 이렇게 후회로 남을 줄이야. 영화가 원작과의 싱크로율이 높아서일까? 영화시작부터 결말 직전까지 영화가 아니라 웹툰을 커다란 화면 속에서 보는 것 같은 느낌에 시달려야 했다.
얼마나 비슷한지 묻는다면, 결말부분과 과거부분 조금을 제외하곤 웹툰의 내용을 가능한 그대로 옮겼다. 캐릭터의 경우도 유선이 조금 바뀌었을뿐 나머진 만화속에서 방금 걸어나온 듯한 느낌이다. [유선의 경우 능동적으로 변했다고 하지만 그냥 조금 밝아진게 아닐까 싶을정도.]
내가 느낀 최고의 싱크로율을 자랑 한 배우는 천순경역의 임승대씨다. 웹툰 내내 그 속을 모르겠는 그 표정이 무섭다 느꼈는데, 어찌그리 잘 표현하시는지! 덕분에 그래서 더 스크린을 보며 스크롤을 내리고 있는듯한 느낌에 휩싸였을지도 모른다.
물론 그렇다고 영화가 못만들어진건 아니다. 3시간이 넘는 시간이 조금도 길다고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잘 짜여진 스토리와 영화 중간중간에 느껴지는 강우석 감독의 색이 영화속에 적절히 녹아들어있다. 혹자는 긴박함이 부족했다 말하지만 내 경우엔 내용을 알고있었음에도 흠칫 흠칫 놀랐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온 내게 영화가 어땠냐고 묻는 물음에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난 내가 스크린 화면속의 영화가 아니라 스크롤로 내리며 보았던 만화를 보았으니 말이다.
영화 마지막이 이상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감독은 그것 외엔 어찌할 수 없었을것 같다. 감독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이 아니었을까?
하지만 난 이렇게 될걸 예상하면서도 영화관에 간다. 해리포터도 그랬고, 반지의 제왕도 그랬고, 식객도 그랬고, 아파트도 그랬다. 가장 가까이는 이끼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림으로 보던것을 글로 보아 상상으로 끝나야 했던것이 내눈앞에 펼쳐지는 마법처럼 항상 날 설레이게 하므로, 이건 변하지 않을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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